아직도 이런 공기업이...“여자는 출산-휴직하니 채용 말라”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박기동(60)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면접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를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합격권에 있던 여성 7명의 면접 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시킨 것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직원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여성 지원자를 집중 탈락시키고 업무 편의 제공과 승진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박 전 사장을 업무방해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 전 사장은 2015년 1월과 2016년 5월에 있었던 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여성 합격자를 줄이기 위해 인사담당자 등에게 면접 점수와 순위를 변경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박 전 사장의 지시를 받은 인사담당자들은 면접 위원을 찾아가 기존에 작성한 면접평가표를 다시 작성하도록 요구했고 이를 인사위원회에 올려 직원을 뽑았다.

이런 수법으로 두 차례 공채 과정에서 모두 31명(남성 20명, 여자 11명)의 면접점수가 조작돼 면접에서 사실상 불합격 점수를 받은 남성 지원자 13명이 합격했다.

합격권인 여성 지원자 7명은 불합격됐다. 공사측은 면접에 올라온 여성 지원자 11명 전원의 점수를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여자는 출산과 육아휴직 때문에 업무 연속성이 단절될 수 있으니 (면접 점수를)조정해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채용 비리에서도 고득점을 받은 여성 지원자 7명의 면접 순위를 임의로 변경하는 방법으로 떨어뜨렸다.

면접 점수 순위 2위인 한 여성지원자의 경우 8위로 순위를 조작해  불합격시켰다.

검찰은 “시뮬레이션 결과 탈락한 여성 지원자 7명은 합격권이었다”며 “공정성이 담보돼야 할 공공기관 채용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한 채 성별에 대한 개인적 편견에 사로잡혀 자의적으로 여성만을 탈락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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