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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7.09.2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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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낙태죄 폐지없이 성평등 이룰 수 없어”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28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낙태죄는 국가와 생명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가폭력”이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낙태죄 폐지없이 성평등은 이룰 수 없다”고 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사진= 김아름내)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사진= 김아름내)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은 “(국가가)인구가 많을 때는 낙태죄를 무시하고 낙태와 가족계획을 강요하다가 인구가 필요해지자 낙태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나선다”면서 “낙태죄는 국가주도의 출산 통제, 인구 관리를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로 활용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장애, 질병, 연령, 경제적 상황, 지역적 조건, 혼인 여부, 교육 수준, 가족상태, 국적, 이주상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사회 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마련하지 않고 여성만 독박 처벌하는 기만적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96년 10월 23일, 12월 20일 두 번의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A씨는 “빠듯한 벌이에 전세 대출금 이자를 갚느라, 양쪽 부모님 뒷바라지 하느라,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는 보통의 부부였다. 셋째가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 독박육아와 직장생활로 지치고 지친 상태였다. ‘셋째까지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은 남편도 같았고 중절수술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의사도 우리의 결정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수술 받은 지 두 달도 되기 전에 또 다시 ‘원하지 않았던 임신’을 하게 됐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도 체력적으로 약해져 있는 몸이 임신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 염려했고 다른 선택을 고려할 여지가 없었다. 독박육아, 이중노동, 피임은 신경도 안쓰는 남편을 둔 모든 기혼여성을 위해, 낙태죄 폐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사진= 김아름내)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했다 (사진= 김아름내)

장애여성인 B씨는 “50여년전 국가는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구를 관리, 통제한다는 이유로 피임과 낙태 수술을 강요했다. 현재 모자보건법 14조에 따르면 ‘우생학적 사유 또는 유전적인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을 경우’ 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고 국가가 정한 ‘정상’적인 인구에서 벗어난 사람은 통제돼왔다”고 했다.

B씨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의사는 ‘장애가 유전될 수 있으니 아이를 낳지말라’고 했다.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불과 몇 년 전과는 다르게 ‘장애가 없는 아이를 낳을 수 있으니 안심하고 노력해야된다’는 말을 듣는다. 장애여성이라는 이유로 타인에 의해 제 몸이 판단되고 강요되는 일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가 장애를 낙태허용사유로 명시한 상황에서 여성이 결정한 낙태에 대해 합법인지 불법인지 국가가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오히려 낙태가 불법화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여성들의 의료접근성은 더욱 침해될 수밖에 없다. 장애에 대한 지식, 감수성 없음이 결국 장애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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