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시내 6개 면세점에서 국산품 판매 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 한데다 '한류(韓流) 열풍'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하지만 쇼핑 시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크고 한국적 특색을 갖춘 품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24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동화·롯데본점·롯데월드 잠실·롯데DF리테일·워커힐·호텔신라 등 6개 면세점의 국산품 판매금액은 399억원으로 전년대비 62.1% 증가했다.
 
이는 수입품 판매액 증가율인 21.0%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507억원어치의 국산품을 구입했다. 전체 국산품 판매액의 80.89%에 해당한다.
 
이동현 서울세관 담당관은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국산품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7월 외국인 관광객 100만명 돌파중국인 면세점 '큰 손'
 
문화체육관광부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한달 간 1017000명의 외래객이 입국했다. 월 기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이래 처음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방한한 관광객은 총 6354000명으로 전년보다 22.0% 늘었다. 이중 일본(33.3%, 2118000)과 중국(23.9%, 1521000) 관광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품의 총액도 2507억원으로 전년보다 87.2% 증가했다. 내국인(592억원, 3.4%)보다 금액과 증가율이 각각 4.2, 83.8%포인트 높다.
 
특히 외국인의 구매 금액의 90%가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었다. 일본인이 1244억원어치를 구매해 중국인(128억원)보다 216억원 많았지만, 구매 증가율은 중국이 158.5%로 일본(59.5%)을 앞섰다.
 
1인당 구매액도 중국인이 268천원으로 일본인의 129천원 보다 2배 이상 높아 '큰 손'의 면모를 확인시켜줬다.
 
이 담당관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됨에 따라 국산품 판매 실적도 사상 최대치인 65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外人 80% "한류 영향 받았다"구매 땐 '싼 가격'
 
국산품을 구입한 외국인 10명 중 8명은 '한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세관이 지난달 18~2912일간 6개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96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80.6%(777)이 한류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국산품 구매를 이끈 한류 문화로는 '드라마 등 영상콘텐츠'(35.0%)를 꼽은 비율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K-POP 스타 등 한류스타'(32.0%), '한국 전통문화'(20.2%), '음식'(8.6%), '스포츠선수'(2.4%)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 구매시에는 '가격'(32.2%)'품질'(28.0%)을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랜드 인지도'라고 답한 비중은 13.0%였으며, '한류 열풍''한국적 특색'을 따져봤다고 밝힌 비율은 각각 12.0%, 9.0%였다.
 
화장품 '인기'
 
외국인이 올해 들어 7월까지 6개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구입한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총 구매금액 1771억원으로 전체 구매액의 70.6%에 달했다.
 
뒤이어 '피혁제품'(213억원), '식품류'(198억원), '인삼류'(109억원), '민예품'(69억원), '전자제품'(57억원), '보석류'(41억원), '의류'(11.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추가 입점을 희망하는 품목 역시 '화장품'(17.9%)1위로 지목했다. 이어 '의류'(17.6%), '전자제품'(13.4%), '한국 전통상품'(12.5%), '한국 문화상품'(11.3%) 등의 순이었다.
 
면세점 이용 애로사항 1'언어소통'
 
조사대상 외국인 관광객의 23.2%가 면세점 쇼핑 중 가장 불만스러운 사항으로 '언어소통'을 꼽았다. 품목이 밀집해 있어 편리한 데 반해 매장공간이 좁아 불편하다는 의견도 18.8%나 됐다.
 
한국적 특색있는 품목이 부족하다는 답변은 15.6%였으며, 쇼핑품목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밝인 응답자도 12.4%로 집계됐다.
 
이 담당관은 "한국 고유의 정서가 깃든 제품 개발과 K-POP 등 한류 열풍을 연계한 국산품 인지도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장 직원의 외국어 구사 능력을 키우고, 국산품 특화 매장을 운영하거나 면적을 확대하는 등 이용 편리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