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 심했지만...11월20일 주총서 공식 선임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KB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이사회의 단독 선정을 받아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노조가 회장 선임절차에 적극 개입을 시도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이사회가 노조의 반발을 예상하고도 윤회장을 단독선정한 것은 한편의 드라마같았다는 평이다.

막판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에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전 KB금융계열사 사장과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등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정치권이 이들을 지원한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그러나 KB금융 확대위는 중심을 잡았다. 14일 오후 KB국민은행 명동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윤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자로 선정했다.

최영휘 확대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은 “KB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후보로 내부 인사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윤 회장이) 3년간 열심히 했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확대위는 23명의 후보군에서 추린 7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로서 업무경험,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윤 회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했다.

하지만 최 확대위원장이 김 사장과 양 사장에게 인터뷰 수락 여부를 물었으나 두 명 다 고사하면서 윤 회장만 오는 26일 심층평가를 위한 면접을 보게 됐다. 여기서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최종 후보로 추천된다.

최근 KB금융의 실적 개선을 이끌어 온 윤 회장은 2014년 회장과 은행장 간 내홍을 겪은 ‘KB사태’ 때 내부 출신으로 회장 자리에 처음 올랐다. 사외이사 전원 교체, 내부감사 제도 등을 강화하면서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하며 KB금융의 몸집을 불린 점도 그의 업적으로 꼽을 수있다.

윤 회장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률에서 규정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11월20일쯤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차기 회장은 2020년 11월까지 3년간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윤 회장은 광주상고 출신으로 1974년 외환은행에 입행했으며 이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25회)에 2차 합격했지만, 학내 시위와 연관됐다는 문제 제기 등으로 공무원에 임용되지 못한 과거도 있다. 삼일회계법인에서 20여년간 근무한 그는 2002년 KB국민은행의 재무전략기획본부장(부행장)을 맡아 인연을 맺었다. 합리적이고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금융 노조협의회가 그동안 윤 회장의 연임을 강력히 반대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노조와의 갈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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