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소태정 마을에서 나고 자랐지, 20년 전만 해도 전주까지 가려면 100리를 농산물을 이고 지고 가서 팔았어. 길 난지 얼마 안됐지, 이제는 차로 20분이면 가”

농촌재능나눔 봉사단이 가천마을, 바둑골 마을에 이어 세 번째로 찾은 곳은 전라북도 진안 봉암리 소태정 마을이다.

소태정마을은 전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지만 산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어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오가는 길이 자유롭지 못했다.

20여년 전 도로가 생기면서 교통이 자유로워졌고 시골이지만 시내와 가깝다는 장점 등으로 귀농·귀촌인이 늘어났다.

마을 주민들은 33가구 100여명인데 어린이가 20여명이나 된다. 

소태정 마을의 토박이인 한 어르신은 과거 인삼, 벼 농사를 하다가 현재는 고령의 나이로 집 인근 밭 농사만 짓고 있다고 말했다.

어르신은 전주까지 100리 이상을 걸어 농산물을 팔러갔다는 옛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지금은 길이 좋아져서 전주에 15~20분이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도시가스가 없어 기름 보일러를 쓰고 있다. 기름이 비싸서 겨울에는 아까워서 못 뗀다”고 전했다.

농촌재능나눔에 참여하겠다고 모인 대학생·일반 봉사자는 마을에서 요청한 벽 보수, 마을회관 부엌 싱크대 보수, 방충망 설치 등에 구슬땀을 흘렸다.

봉사단들은 벽 사이 잡초를 뽑고 틈을 시멘트로 메웠다.

3년 전 귀농한 한 어르신은 “시멘트를 잘 발라 전문가인줄 알았다”며 봉사단을 칭찬했다. 이어 “이곳 토박이는 아니지만 마을이 좋고 시내와 가까워 정착하게 됐다”고 전했다.

방충망 설치팀은 구멍나거나 오래된 방충망을 새 것으로 교체했다.

방충망을 들고 회관을 찾은 어르신은 “벌레가 들어올 걱정이 없겠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부엌 싱크대에 시트지를 붙이면서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어드렸다.

대학생 김경선 씨는 “지인을 통해서 농촌재능나눔을 알게 됐다”며, “봉사활동에 큰 관심이 없었다가 페이스북에서 내용을 본 후 관심이 생겼다. 농촌이라고 하면 농사일 돕는 것에 치중된 활동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민분들과 얘기 나누고 실질적인 도움이라고 해야 하나, 인테리어 바꾸기로 도움을 줬다는게 새로웠다”고 말했다.

김경선 씨는 “농사일은 어떻게 보면 어르신들이 능숙할텐데, 인테리어는 힘이 필요한 일이라 젊은 사람들이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SNS에 검색하면 이런 봉사활동이 있으니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김봉철 이장은 “소태정 산 정상이 만경강 발원지로 수질이 좋다. 작은 마을에서 공직자들이 많이 나왔다. 삿갓봉과 한량봉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마을 자랑을 시작했다.

김 이장은 “논이 없기 때문에 오미자, 배추, 고추 등 밭농사를 많이 한다. 수익성 때문에 논보다는 이모작이 가능한 밭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어 “5~6년 사이에 귀농자가 18가구가 됐다.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마을버스, 택시, 학원차들이 몇 번씩 들어온다. 아이들이 토박이가 될 것이다. 마을 행사가 있을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음료수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군에 요청해서 놀이터도 설치했다”며 “아이들이 커서 나같이 고향이 그리울 때 오거나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농촌에 재능을 나누세요" 단체 사진 <사진= 김아름내>

 

한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경남 거창군 가천마을, 충남 청양군 바둑골 마을에 이어 전북 진안 소태정 마을에서 ‘다함께 농런(農-Run)!’을 슬로건으로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농촌으로 다함께 뛰자”는 의미를 담아 농촌재능나눔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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