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살충제 계란, 닭 문제와 생리대 부작용 논란 등에 대해 “부처간 책임을 미루고 피해자를 방치하는 상황이 가습기살균제 초기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살충제 계란, 닭과 생리대에 대한 역학조사”를 주장했다.
양계장에서 16년간 일하던 남성(61세)은 뼈 통증과 전신 쇠약감을 호소해 병원에서 골수 생검 등 검사 결과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정필균 등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2014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 실린 학술논물을 통해 개인 보호 장비 없이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다양한 살충제와 유기용제에 노출돼 같은 작업을 재연해 측정한 결과 포름알데히드의 농도(17.53ppm)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인 시간가중평균(TWA, 0.5ppm) 및 단기노출한도(STEL, 1.0ppm)를 크게 초과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사례 보고는 양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살충제 및 유기 용제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 화학 물질에 노출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인 곽경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많은 양계농가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살충제 살포 등의 어려운 일은 도맡아 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건강영향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살충제 계란 사태와 관련해 전·현직 농식품부 장관과 식약처 처장 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최 소장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과 닭을 섭취했다”며 “특히 이들 식품들을 애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 다소비 소비자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이들에 대한 건강영향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된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검출된 “깨끗한나라”가 만든 릴리안 생리대 <사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센터는 생리대 부작용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 부작용 논란을 낳은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를 비롯, 모든 생리대에 대해서 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등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깨끗한 나라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8월 28일부터 환불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인 이종현 박사(환경독성학)는 “가습기살균제, 살충제계란&닭, 생리대 사건은 모두 수십, 수백만의 다수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엄청난 환경보건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박사는 “환경보건법 등에 의거해 환경보건과 국민건강문제를 책임지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의 질병관리본부가 나서서 이들 사건에 대한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해야 한다”면서 “가습기살균제 초기 역학조사때와 같이 의학, 환경보건학, 독성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품사용환경조사, 노출평가 및 건강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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