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생리대 사용자 65% 생리 들쑥날쑥”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 사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회용생리대 안전성을 조사해 여성건강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성환경연대는 24일 오전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에 대한 제보 결과를 보고했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8월 21일 오후 7시부터 23일 오후 4시까지 약 47시간 동안 총 3,009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생리대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주로 월경 혈, 월경주기 감소와 변화, 생리통 심화, 생리불순, 질염이 생겼다고 했다.
이번 생리대 부작용사건은 하루, 이틀 새 발생된 게 아니다.
연대에 따르면 약 1년 전부터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릴리안 생리대의 부작용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에 3월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유해물질을 조사하고 릴리안 제품에서 가장 높은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s)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발표 약 4개월 뒤에 비슷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제보된 3,009건을 분석한 결과 제보자 연령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20대가 44.1%(1.328명), 30대 36.8%(1,108명)으로 80%이상을 차지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제보자가 너무 많아서 충격을 받았고 그동안 여성이 생리와 관련해 호소했던 고통에 대해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문제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릴리안의 주요 타깃층이 젊은층인 점도 작용했다. 제보자들은 3개월 이하부터 7년까지 제품을 사용했다. 월경기간 중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기간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월경이 끊겼다는 제보자는 4.7%나 된다. 제보자 65% 정도가 월경주기 변화를 겪었다”고 전했다.
이어 “위해성평가와 건강역학조사가 나오기 전이라서 인과관계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생리대 사용의 어려움, 불편함이 오랫동안 지속돼왔다. 여성용품 중 유해물질, 무관심을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일회용생리대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덧붙였다.
40대 여성 A씨는 “기존 5~6일 생리를 했다. 릴리안 생리대를 만 1년 간 사용하고 나서 3일로 줄더니 올해부터 만 하루밖에 안할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폐경이 일찍왔나 싶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가 제가 쓰는 생리대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생리대를 보통 1+1으로 할인하고 있었다. 생리대를 바꿨지만 몸이 원상복구되지 않았다. 이대로 생리가 끝난 게 아닌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B씨는 약 3년간 깨끗한나라 생리대를 사용했다.
그는 중형·대형·오버나이트는 순수한 면을, 팬티라이너는 릴리안을 사용했다.
B씨는 “제품 사용 후 생리주기가 변경되고 양이 크게 줄었다”면서 “‘유해물질 없는 100% 순면 제품’이라는 광고와 할인을 많이해서 제품을 사용했다. 몸에 이상이 있어도 스트레스 등의 문제라 생각했다. 이제와서 독성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이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3년 전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27일에서 30일 주기로 진행됐던 생리주기가 2~3주, 7~8주마다 변했다. 3개월간 생리를 하지 않아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을 때 의사는 단순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7~8월 두 달간 생리를 3번이나 했고 생리양이 들쑥날쑥한 경험도 있었다.
B씨는 “생리대에 무슨 성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소비자는 광고만 의존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른 생리대로 바꾼다 한들 얼마나 안전할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여성환경연대와 제보자, 관계자들은 식약처에 “일회용 생리대 제품 전체에 대한 성분조사 및 위해성을 조사해 여성건강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현행 일회용 생리대 허가기준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전반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