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최영철 박사

 

곤충 중에는 썩은 동물질과 식물질, 동물의 배설물 등의 부식성 물질을 먹이로 이용하는 것들이 매우 많다. 이들은 자연에서 항상 발생되는 썩은 물질을 분해시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게끔 해주는 분해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습성을 가진 곤충군 중 집약 농업이나 인위적인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유기성 폐기물을 적극적으로 정화하거나 이런 활동에 투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대표 곤충으로 동애등에를 들 수 있다. 
 
동애등에는 파리목의 동애등에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미국, 인도, 호주, 베트남, 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동애등에 유충은 유기성 폐기물인 동물사체, 가축의 분, 식물 잔재물, 음식물쓰레기 등을 먹이로 해 서식한다. 성충은 데이지, 당근꽃, 풀잎 등에서 휴식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옥 내에는 침입하지 않으며, 물거나 성가시게 하지도 않는다. 
 
현재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들은 환경의 위생을 고려하지 않아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름철인 요즘엔 더 심하다. 이에 친환경적으로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동애등에다. 
 
외국에서는 동애등에를 유기성 폐자원 분해에 이용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음식물쓰레기를 자연순환시스템에 의해 처리하는 회사(ESR Bio-Conversation)도 있고, 몇몇 대학에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베트남,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과일, 채소와 같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친환경 분해용기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최근 환경보전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정화 곤충인 동애등에를 실내에서 대량 증식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2011년 국가과학기술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메리카동애등에 등 음식물쓰레기 분해 능력이 우수한 동애등에 2종이 선발됐다. 분해 우수종으로 선발된 동애등에의 음식물쓰레기 분해 능력을 봤더니 음식물쓰레기 1톤을 처리하는데 동애등에 유충 약 50만 마리 이상이 투입되면 친환경적으로 처리가 가능했다. 유충 투입 후 5일이 경과하면 분해된 음식물쓰레기의 부피는 약 58%, 무게는 약 30% 정도 감소됐다. 
 
이와 같이 동애등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분해(변환)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분해된 음식물에서 냄새도 나지 않아 텃밭이나 화분 등에 훌륭한 퇴비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유충과 번데기는 조류, 가축사료, 양어사료, 낚시미끼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함으로써 유기성 폐기물을 자원화 할 수 있다. 
 
이처럼 동애등에를 이용한 친환경 분해시스템의 연구결과를 농가나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등 현장에 접목한다면 곤충관련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용화 단계의 전 단계인 처리시설 및 분해 용기의 지원 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동애등에를 이용하여 공장화 할 경우 유충을 생산하는 농가의 육성 또한 필수적이다. 
 
음식물쓰레기를 포함한 유기성 폐자원의 배출 및 수거조건을 강화하여 순도 높은 2차 생산물을 유도함으로써 음식물쓰레기의 매립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을 줄일 수 있다. 동애등에의 유충 등은 동물의 사료나 식·약용으로 활용하며, 분해산물은 양질의 퇴비로 작물에 적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렇듯 곤충산업은 시간적, 공간적, 인력적 투자는 적으면서도 큰 기대효과를 낼 수 있는 산업으로써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친환경 자원순환을 위한 지표가 되고 수단이 될 수 있는 동애등에의 용도는 매우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동애등에를 이용한 친환경 분해시스템은 아직 초기단계다. 실용화를 위해 앞으로 적응성 검토를 위한 면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과 연계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처리기술을 개발한다면 곤충농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