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가입 물건너 가나...오너 갑질 속출하는 세상

[우머컨슈머 노영조 기자] 제약업계 중위권에서 맴돌던 종근당이 지난해 실적발표 결과 5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자 올 초 업계의 화제가 됐다. 매출이 8319억원으로 전년보다 40.4% 급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외형 5000억원대의 제약사가 8000억원대의 대형사 반열에 오른 것이다. 영업이익도 612억원으로 43.4% 늘었다.

올해는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에 이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기대되던 터다.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 판권을 대웅제약에서 빼앗아오고 자누비아, 바이토린 등 다국적제약사 MSD 제품의 판권도 확보했기에 제약업계 ‘빅4’자리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아세안 시장을 겨냥한 해외시장 진출도 가속화해 항암제 등의 현지공장 가동도 눈앞에 두고있다.

종근당은 올해 매출성장률보다 이익성장률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돼 실속있는 경영이 기대되고있던 차다. 영업이익률도 8%로 업계 평균치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익을 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일만 남은 것 같았다.

▲ 이장한 회장.

 

그런데 호사다마랄까. ‘회장의 갑질’이라는 악재가 터졌다. ‘오너 프리미엄’은 커녕 ‘오너 리스크’ 덫에 걸린 꼴이다.

외판원 출신이 창업한 기업의 오너2세 ‘금수저’가 ‘을’(약자)에게 갑질을 해 물의를 빚다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40년이상 장학사업으로 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종근당 하면 대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이라는 이미지에 먹칠 한 셈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5만원이라는 증권가 평가도 수정될 처지다.

14일 오전 9시27분 현재 종근당 주가는 전날보다 2.94%(3500원) 하락한 11만5500원에 거래되고있다.

종근당은 1941년에 세워진 궁본약방에서 출발했으니 올해로 창업 76년을 맞는다. 창업자 고 고촌 이종근 회장을 살아온 내력을 보면 꼭 정주영 현대 회장이 떠오른다. 정미소 쌀 배달원 등 그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약품 외판원으로 일하던 고촌은 약방을 차린후 제약사로 변신했다. 스위스계 다국적제약사 로슈와 합작사를 설립해 진통제 사리돈을 출시한 게 급성장의 발판이 됐다. 제휴가 끝나고 자체 기술로 만든 사리돈이 그 후속제품이다.

이번 갑질 논란의 장본인인 이장한(65) 종근당 회장은 창업주의 아들로 1994년 타계한 고촌에 이어 회장에 올랐다. 업계를 대표해 전경련 부회장직도 맡았었다.

그는 신약연구소, 바이오연구소도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투자를 강조했으며 항암제 신약,고지혈증치료제, 당뇨신약 ‘듀비에’을 개발해 대한민국신약개발대상등 여러 상을 타기도 했다.

창업주가 1973년 설립한 지금까지 대학생 7000여명에게 300억원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원했고 서울에 기숙사 ‘종근당고촌학사‘를 세워 무상으로 운영해왔다.

2013년부터는 글로벌 장학사업으로 확대해 베트남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어려운 나라 대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졸업때까지 국내외 대학의 등록금과 체재비를 제공하고있다.

반면 종근당 이 회장은 운전기사를 상대로 폭언 등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있다. 그의 갑질로 1년사이 운전기사 3명이 그만뒀다는 제보도 나왔다. 회사측도 이점을 인정했다.

이에 앞서 김만식 몽고식품 회장, 이해욱 대립산업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엔지스틸 사장등도 운전기사에 대한 막말, 폭행은 비난을 받고 회사는 회사대로 여론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외에도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최근 갑질 논란으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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