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건강칼럼]

글/ 성기원 경희무교로한의원 원장

▲ 성기원 원장

 

최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을 자주 봅니다. 앉았다 일어설때 눈앞이 핑 돈다거나,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서 잠을 이룰 수 없는 상태, 멀미나는 것처럼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느낌 등 어지럼증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들은 주로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으로 몸이 허약해지는 경우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지럼증 환자는 최근 신경과 외래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의 원인은 대략 아래와 같이 의심할 수 있습니다.

 ① 어지러우면서 시력이 흐려지거나, 감각장애등이 나타난다 : 뇌혈관 질환
 ② 어지러우면서 구토가 일어나고, 세상이 빙빙 도는 듯하고, 이명과 청력 감퇴가 온다 : 메니에르씨 병
 ③ 어지러우면서 몇초간 일어나고, 고개를 돌리거나 들때 일어나고 재발이 잦다 : 이석증(양성체위성 현훈)
 ④ 어지러우면서 구토가 일어나고 균형을 잡기 힘들다 : 약물 부작용, 과음.
 ⑤ 어지러우면서 고혈압이 있다 : 고혈압성 현훈

그 외에 과도한 컴퓨터 업무나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목이 뻣뻣하거나 특히 흉쇄유돌근, 후두부 아래의 근육들을 경직으로 인해 두부로의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침치료나 부항요법으로 비교적 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빈혈로 인해서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빈혈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몸에 점차 익숙해져서 갑자기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증상은 흔하지 않습니다.

뇌혈관질환 등 중추성 원인의 어지럼증은  치료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일상에 잘 볼 수 있는 가벼운 어지러움은 한약으로 빠른 시일 내에 치료가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26세 통통한 체격의 여성이 최 모씨는 얼마 전부터 어지러움과 휘청거림을 호소하였습니다. 2개월 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나서 잠을 잘 수 없게 되어 간혹 안정제를 복용하였고, 1개월 전부터 어지러움이 생겨 휘청휘청거린다고 합니다. 이비인후과에 갔지만 이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복진 상 배꼽 주변의 박동이 다소 심하게 느껴졌고, 맥은 매우 긴장되어 있고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독(水毒)과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인한 불면, 현훈(眩暈)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한 영계출감탕(?桂朮甘湯)을 복용하여 약 2주 후에는 어지러움이 거의 소실되어 휘청거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영계출감탕은 어지러움이나 동계(動悸), 전정기관의 림프액 평형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기립성 현훈, 두통 등에 자주 사용되며, 상기증, 불안, 초조에도 효과가 있어 갱년기 장애나 공황장애, 월경 전 증후군 치료에도 치료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방에서 어지럼증(현훈眩暈)은 주로 수독(水毒), 담음(痰飮), 기혈허, 그리고 간화(肝火)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봅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기운이 역상하여(氣逆) 우리 몸의 수독(水毒)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면, 특정부위, 주로 인체 상부에 정체(水滯)되는 현상이 잘 발생합니다. 그로인해 자율신경실조증, 불면, 어지럼증이 유발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수독으로 인한 증상의 특징은, 쉽게 피로하고, 잠을 자고 나도 몸이 무겁다, 몸이 잘 붓는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영계출감탕(桂朮甘湯), 오령산(五笭散), 택사탕(澤瀉湯) 등으로 수독을 배출하고 인체내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어지럼증을 치료합니다. 특히 전정기관의 이상이나 메니에르씨 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에도 수독을 배출시킴으로써 개선되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담음(痰飮)은 위장에 적체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며, 식사 중이나 식사 후에 어지럼증이 있고, 어지러움과 동시에 구역감, 구토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담적(痰積)으로 부르기도 하며, 혈액이 위장에 저류되어 두부와 뇌혈관으로 혈액을 공급시켜주는 기능이 부족한 경우 자주 나타납니다. 대표적으로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 등의 거담약으로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허약성 체질의 경우 기혈허로 인해 어지럼증이 나타나는데에는 각 부족한 기운을 도와주는 보약(사군자탕四君子湯, 사물탕四物湯, 팔물탕八物湯,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당귀작약산 등)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평소 신경질이나 화를 잘 내거나, 또는 초조하고 불안할때 어지러움이 심해지며, 갈증, 안구충혈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 간화(肝火)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진단합니다. 심하면 경련을 동반하기도 하며, 특히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납니다.

어지럼증은, 심리적으로 우울감, 공포감을 주며, 업무나 학습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오래 방치하여 진행되지 않도록, 한의원을 방문하여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어지럼증이 자주 나타난다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누워 있다가 일어 나거나, 앉았다 일어 날 때,몸을 회전할 때, 급격한 자세의 변화를 주지 않도록 합니다.

가급적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나 카페인을 피하고, 소금 섭취량을 제한하도록 합니다.
어지럼을 유발시키는 스트레스나 불안감은 없애도록 하며, 조금이라도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 때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운전과 같은 위험한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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