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재현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장

 

 

최근 식품에 대한 안전성, 고급화, 편의성, 건강, 웰빙 등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가치 추구는 식품의 생산과 가공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식품 선택과 소비에 있어서 단순했던 과거에 비해 다양성과 취향을 고려하는 10인10색의 시대가 온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식품은 인류의 건강과 삶을 영위하는데 중요한 자원이다. 따라서 어떤 식품을 섭취하느냐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행위가 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거의 매일 김치, 된장, 간장, 식초 등을 먹고, 일본 사람들은 나또(일본식 청국장), 간장, 미소(일본식 된장), 나라쯔께(장아찌류) 등을 섭취한다. 서양 사람들은 치즈, 와인, 맥주 등을 거의 매일 먹는다. 각국의 나라 특성에 따라 거의 매일 먹는 식품들로, 식품은 다르지만 이 식품들엔 공통점이 있다. 발효를 거친 전통식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발효식품은 각 나라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제조되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식품으로써 그 민족의 식문화를 보여주면서 건강과 문화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요즘,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양에서의 발효식품이 육류나 우유 등의 저장목적에서 발전돼온 반면 우리나라 발효식품들은 전형적인 곡류와 채소 위주의 식품에 맛을 부여하면서 영양을 공급하는 기능으로 발전돼 왔다. 최근에는 우리 발효식품에 대한 우수한 영양성 및 기능성이 인정되면서 세계적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발효란 사전적 의미로는 효모나 세균 따위의 미생물이 지니고 있는 효소작용으로 유기물이 분해되어 알콜류, 유기산류, 탄산가스 따위가 발생하는 작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효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보다 더 크고 다양하게 우리 생활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다양한 음식인 장류, 김치, 치즈, 막걸리, 맥주, 포도주, 유산균 음료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다양한 천연 약용식물을 발효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효능을 부과하고 있다. 
 
이렇듯 전통발효식품은 민족의 역사와 생활양식, 그 지역의 기후 등을 모두 반영하고 있는 문화 집합체이자 Slow Food의 대명사다. 발효식품은 건강학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치가 높아지면서 각 나라별로 전통 발효식품 산업의 육성, 보급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시장 또한 성장추세다. 전통발효식품의 시장규모는 약 3조1천억원으로 전통식품시장 4.4조원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막걸리, 장류 시장 등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막걸리 시장은 생산액 뿐만 아니라 수출 액수도 급격히 증가해 우리나라 주류 수출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통 발효 주류인 막걸리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소비층이 증가하고, 전통 양조식초의 경우도 주류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생산액과 수출액수가 증가하고 있다. 주로 조미용 식초보다는 마시는 음료형태의 식초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이런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다양한 지원책 가운데 정책자금이나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전통발효식품의 상승세를 유지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전통발효식품의 기반이 되는 발효미생물 확보와 효율적 이용이다. 이를 위해 발효미생물자원의 수집, 분류, 동정 및 종균화 사업과 보급을 통한 전통 발효식품산업의 과학화 표준화를 이루는 것은 기존의 전통발효식품을 한 단계 더 높은 건강식품으로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다. 
 
또한 전통 발효식품 이외에도 발효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능성 물질 개발과 소재화에 대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적으로도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세계 바이오식품시장은 약 2,585억 달러로 연간 1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73억 달러가 발효제품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기능성식품시장 중 발효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일반 유산균식품시장에 치중되어 발효기능성식품의 부가가치 향상이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건강 바이오 식품시장에서 우리 전통발효식품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다면 이 또한 우리나라 식품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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