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기순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얼마전 우리부에서 운영하는 여대생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대생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희망사항 등을 들어보는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참석 여대생의 “선배들이 하는 말이 취업에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스펙은 학점도 토익점수도 아니고요, ‘남자’ 라는 스펙이래요“ 라는 하소연에 여풍이 불고 알파걸이 몰려온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게 있어 현실적인 취업의 장벽은 여전히 녹녹치 않음을 실감한 적이 있다. 
 
최근 OECD에서 발표한 ‘교육·고용·기업 활동부문의 양성평등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950년 GNP 50불 미만이던 빈곤국가에서 2011년 2만7천불에 도달하고 1990년 32.4%이던 여성의 대학진학율이 2010년 80.5%를 기록하며 남성을 앞지르는 등 여성의 교육부문에 있어서 비약적인 향상이 있었다. 그러나 20년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는 49.9%에서 54.5%로 정체되어 있으며, 여성의 교육성취도와 고용률이 비례하지 않는 예외적인 국가로 한국과 일본이 꼽혔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의 장기적 정체 이유는 장시간 노동, 잦은회식, 출산·육아시 차별 등의 근로문화로 이러한 사회기저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정부의 양육지원정책도 여성의 경제활동을 확대시키는데에 별반 효과가 없을 것 이라는 지적은 현재 우리사회에 던져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보여진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가 넘는 국가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일반적으로60% 이상이며 4만달러 국가는 70%이상의 참가율을 보이고 있어, 여성인력의 활용이 경제성장의 필수적인 요인임을 알 수 있다. Klasen은 근로연령대의 여성중 공식부문에 고용된 여성의 고용률이 1%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이 0.08%정도 상승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여성의 취업률과 출산률의 상관관계를 보면, 통념적으로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지면 출산률도 떨어지고 기업성과가 낮아질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스웨덴,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의 사례에서는, 여성의 취업률이 높을수록 출산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100대기업에 대한 맥켄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관리직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더욱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10년 1.23명)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나타내고 있는 국가로 이제 여성인적자원의 활용이 없이는 기업과 국가 모두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더이상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자신의 생애 전반에 걸쳐 경력을 개발하고 직장생활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이나 보육시설 확충 등 단편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사회문화를 바꾸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개별 가정 내에서의 양성 평등한 역할분담, 기업의 남녀근로자 모두가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가족친화경영의 도입과 실천, 돌봄을 같이 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형성 등 우리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7월 첫째주는 여성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녀평등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된 여성주간으로 올해가 17번째가 된다. 성년의 나이에 가까워진 올해여성주간을 맞아 우리사회 일반의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여건이 한층 성숙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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