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도 교수 "인류의 뇌질환 극복에 기여하는게 꿈"
  • 장은재 기자
  • 승인 2017.04.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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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세포를 제어하는 광유전학기술' 개발...4월 과학기술인상 수상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허원도 교수는 광유전학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 뇌의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시각화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허 교수가 진행중인 광유전학은 식물이 빛을 받아서 싹이 트고 꽃을 피우는데 필수적인 식물광수용 단백질들, 그리고 동물 세포에서 주요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단백질을 융합하여 인간 세포의 기능을 빛으로 원격 제어하는 기술이다.
 
식물 광수용단백질은 식물에는 다양한 파장의 빛으로 인지하는 수용체가 존재한다. 주로 청색광수용단백질을 활용하여 광유전학 기술들을 개발하게 된다.
 
허원도 교수는 2000년대 후반, 당시 세계적으로도 생소했던 광유전학 분야의 연구토양을 국내에서 개척한 토종과학자다. 그는 초기 연구분야인 식물생물학, 세포생물학, 생화학, 뇌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학제 간 융합과 소통을 통해 생명현상의 본질을 찾고 있는 과학자다.
 
허 교수는 칼슘이온채널 활성화 기술(OptoSTIM1)을 개발하여 빛을 이용해 생체 내 칼슘이온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빛으로 칼슘농도를 올렸을 때 생쥐의 기억력이 2배로 향상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보여주었다. 이 기술로 빛의 강도와 노출 시간에 따라 원하는 만큼 칼슘이온을 유입시키고 잔류 시간도 조절할 수 있어, 단일세포나 살아있는 동물조직에서 다양한 세포들의 기능을 원격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기초과학연구원 그룹리더)를 선정했다.
 
미래부와 연구재단은 허원도 교수가 빛으로 생체 내 세포 기능을 제어하는 광유전학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수술이나 약물투여 없이 레이저나 LED 빛을 쏘아 알츠하이머, 암 등 칼슘이온 관련 질환의 발병원인을 밝히고, 차세대 광유전학 기술들을 개발하여 새로운 생물학 연구방법을 제시한 공로가 높이 인정되어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 선정되었다고 설명했다.
 
광유전학은 광학과 유전학의 합성어로 빛으로 세포나 단백질의 기능을 제어하는 기술이며, 칼슘이온은 세포의 기능조절에 있어서 필수적인 이온으로 세포내에서의 특정농도와 특정위치에 따라 세포의 기능이 특이적으로 조절된다. 
▲ 칼슘이온채널활성화(OptoSTIM1) 광유전학기술 설명도.

 

 
현재, 빛으로 생체 조직의 세포들을 조절하는 광유전학은 신경세포를 단순하게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시키는 기술들이 일반적이다.
 
실험 결과, 칼슘이온의 영향을 받는 세포들 중 정상세포,  암세포, 인간 배아 줄기세포 등에 빛을 쐈을 때 칼슘이온 유입이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빛으로 칼슘이온의 농도를 제어함으로써 세포 성장, 신경물질 전달, 근육 수축, 호르몬 조절 등 생명현상의 조절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과학기술인의 사기 진작과 과학기술 마인드 확산을 위해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미래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하고 있다.
 
다음은 수상자 허원도 교수 인터뷰내용이다.
 
허원도 교수는 바이오이미징 기술과 광유전학을 뇌 과학 연구에 적용해 인류의 뇌 질환 극복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Q-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A -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수상자 후보로 추천해 주신 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오병하 학과장님을 비롯해 연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여러분들, 실험실 학생들, 연구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더 좋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인간의 뇌는 첨단과학의 발전에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최근 광유전학이 뇌과학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낯선 개념이었다. 뇌과학과 광유전학을 접목하신 계기가 있는가?
 
 A- 첫 연구분야는 뇌과학이 아닌 세포생물학과 생화학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 부임 직후 새로운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개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시각화해서 새로운 생물학 현상들을 발견하고 분석-이해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새로운 광유전학 기술을 개발, 세포 내 분자들과 세포의 기능을 밝히는 세포생물학 연구에 집중했다. 뇌과학 연구는 3년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의 신희섭 단장님의 권유가 있었다. 뇌과학은 수많은 선배 과학자들께서 오랜 시간 연구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다. 우리 그룹이 개발한 광유전학 및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뇌과학 연구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Q -현재까지 광유전학 기술은 신경세포의 활성만을 조절하는데 국한됐지만, 교수님은 세포 내 존재하는 수많은 신호전달 단백질을 빛으로 원격제어하는 새로운 개념의 광유전학 원천기술을 개발했는데 이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A -2008년 KAIST에 부임해 바이오이미징 및 세포신호전달 실험실을 마련하고 200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광유전학 연구를 시작했다. 식물에 존재하는 광수용단백질을 이용한 광유전학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했는데 당시 국내에는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없었다. 광유전학실험 인프라를 갖추는 데만 2년 가까이 걸렸다. 초기에는 바이오이미징 분야의 오랜 연구 경험과 실험실 학생들의 적극적인 광유전학 연구 참여로 문제를 극복해나갔다. 믿고 따라준 학생들과 연구원들의 땀과 열정으로 다른 경쟁그룹보다 앞서나갈 수 있었다.

Q-빛으로 살아있는 생체 내 칼슘이온을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2015년 10월  Nature Biotechnology지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빛을 쬐는 비침습적 방식은 알츠하이머 등 신경질환 질환 치료법으로 발전이 가능하리란 기대인데 해당 기술이 현실화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은 무엇인가?
 
A- 현재까지 대부분의 광유전학 기술은 청색광을 이용하는데 청색광은 인체조직에 투과성이 떨어져 광섬유를 이용해야만 한다. 해당 기술이 현실화되려면 우선 빛을 비침습적으로 뇌 조직에 전달될 수 있게 근적외선을 이용한 광유전학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빛을 이용한 광유전학을 넘어서 열, 초음파, 자기장 등과 같은 다른 유용한 자극 등을 인지하는 센서 단백질을 발굴하고 열유전학(thermogenetics), 자기유전학(magnetogenetics) 등의 기술이 개발된다면 신경질환 치료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Q-허 교수께서 지난 15년간 매진해 온 연구 결과들이 현대 사회와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는지?
 
A - 저의 연구내용은 기초기술이기 때문에 현대사회와 국민의 삶에 지금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관련 연구 성과가 20년쯤 후에는 치매를 치료하고, 사고로 과거에 잃었던 기억을 되살리는데 이용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Q -지금까지 도전적인 연구활동을 해왔다. 앞으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
 
 A- 지난 20년간 저는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신호전달 과정을 시각화하는 다양한 바이오이미징 기술과 세포의 기능을 원격 제어하는 새로운 광유전학기술들을 개발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 있는 뉴런(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제어하는 광유전학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그룹에서 개발한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뇌과학 연구에 적용하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학습하고 기억하는 정보들이 뇌에서 어떻게 저장되고 처리되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나아가 뇌세포와 뇌세포에서 중요한 단백질을 빛으로 제어해 치매, 우울증 등의 뇌 질환을 정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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