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미래 모습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고용 비중은 약 80%로 높지만, 여전히 OECD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생산성 또한 제조업은 물론 독일, 프랑스 등 주요 OECD 국가에 비해서도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서비스업의 생산성 향상이 미래 일자리의 양과 질의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중요한 이유이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하기 위해 서비스와 제조업의 융합 발전’, ‘서비스 경제 인프라 혁신’, ‘7대 유망 서비스업 육성’ 38 등을 골자로 하는 <'2016년 서비스 경제 발전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먼저 이에 대한 혁신 기반을 강화해야 하며, 그 첫 번째 방안은 ‘서비스 사이언스 (service science) ’ 39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위한 국가적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과학재단 (NSF) 을 중심으로 유통은 물론 금융, 의료, 교통,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 연간 약 5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독일은 서비스 부문의 국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만 2008년부터 5년간 7,000만 유로를 투입했고, 핀란드는 2006년부터 7년간 2억 유로를 투자해 산·학·연 협력형 서비스 연구개발 프로 그램을 수행한 바 있다.
 
민간 부분의 서비스 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민간연구소의 설립 및 기능 확대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대학과 연계하는 협력 기반 구축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롭게 부각되는 고령자 질병 관리, 에너지 관리 및 방범 서비스, 서비스 디자인 컨설팅 플랫폼, 서비스 분야 빅데 이터, 자동차 등 제조업의 발달을 추동할 관련 서비스 등에 있어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여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과 콘텐츠 융합을 통한 신산업 창출 
 
과학기술과 문화가 결합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방송, 영화, 음반, 애니메이 션, 게임, 음악 등 문화예술 산업을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을 총칭하여 ‘문화기술 (culture technology) ’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과 기술’, ‘인문학과 기술’과 같은 융합은 다양한 콘텐츠 산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창업 활성화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콘텐츠 진흥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가진 K-pop, 드라마 <대장금>과 같은 한류 콘텐츠와 우수한 사물인터넷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예술 문화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창착 활동 활성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증가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여가 시간의 활용이 예술 문화 활동 증가로 연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식서비스산업 인력 양성 
 
지식서비스산업은 생산성 증가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체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기여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지식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전문 인력 양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제조업 및 기타 서비스업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높은 지식서비스산 업의 경우 인력 양성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식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마련되어 있는 관련 산업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단일 분야를 전공한 학생에게 융합 교육과정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공학을 전공한 학생에게 경제·경영, 인문학, 기타공학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융합특성화대학원과 같은 지식서비스 특성화대학 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인문·사회과학, 공학·자연과학, 예술·디자인등 다양한 학문을 연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학제간 협력 연구를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업종별로 구분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융합을 통해 관련 노하우들이 접목된 다학제적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여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 므로 현재 제조업 위주의 교육 훈련 지원제도에 지식서비스산업에 대한 내용을 융합적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노동부가 수행 중인 ‘중소기업직업훈련 컨소시엄 사업’은 업종별 단체가 30개  이상일 경우 훈련비·시설비·인건비·홍보비 등을 지원하고 있는 데, 기존 교육 프로그램에 서비스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실무 훈련 과정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혁신을 촉진하는 환경 조성 
 
혁신의 궁극적인 주체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개별 기업이라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혁신에 필요한 모든 문제를 스스로 풀기는 어렵다. 학교, 정부 등 혁신의 주체들과 연계되어야만 해결해 낼수 있다. 대학 등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야만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 풀 안에서 직원을 선발할 수 있고, 법·제도 기반이 잘정립되어야만 여러 가지 기업의사결정을 계약에 기반을 두어 마음 놓고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회의 물적 인프라도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개별 기업이 혁신 활동을 수행함에 있어 그 누구도 혼자 책임을 지지 않고, 함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원을 일컬어 혁신 공유자본 (innovation commons) 이라고 한다.

한국 산업이 혁신 창출을 위해 필요한 혁신공유자본으로는 앞서 언급한 개념 설계 역량을 들 수 있다. 특히, 우리가 강점을 가진 제조업에서의 제품 및 시스템에 관한 개념 설계 역량의 축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제조업 기반은 그 자체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보고, 수정해 나갈 수 있는 시행착오의 물적 기반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더불어 고용 비중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저 효과를 기대할 수있는 서비스업 또한 서비스 사이언스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고부가가치 서비스 창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융합시킬 수 있는 개념 설계 역량의 축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개념 역량 축적을 위해서는 시행착오에 수반된 위험을 사회 전체가 함께 공유하는 체제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술 개발 제품의 시험 무대를 조성하고 도전적 혁신을 촉진시키기 위한 ‘기술혁신형 공공구매 제도’나 공공기관 요구에 대응해 민간기업의 혁신 솔루션 제품, 서비스 개발을 유도하는 조달의 의미를 활성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사회가 공유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또한 혁신공유자본의 축적을 위해 중요하다. 미래는 데이터가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며, 많은 혁신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생할 것이다. 구글은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이용자가 제공하는 정보와 이를 가공한 지식서비스만으로 많은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고,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에코’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 질문을 바탕으로 지속적 업데이트를 통해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적된 데이터의 힘이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의 시대, 나아가 초연결사회에서는 데이터를 사회가 공유하고 축적해 갈 수 있는 자본으로 다루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혁신공유자본을 축적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사회 전반 적인 신뢰 기반 확립이다. 이와 관련해 OECD는 <삶의 질 보고서 (How is Life?>를 통해 사회의 지속 가능한 웰빙을 위해서 필요한 자본으로 인적자본, 토지 자본, 금융자본과 함께 신뢰자본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회적 신뢰는 사회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미래의 초연결사회와 데이터 사회에서는 온라인 연결 관계와 데이터를 통해 많은 일이 발생하므로 신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법과 규율, 합의된 원칙이 잘 지켜짐은 물론, 수평적 소통 기반으로 서로 다른 의견들이 상호 교류될 수 있는 열린 사회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협력적 방식의 창의성과 이를 활용한 혁신이 보다 활발하게 추진될 것이다. 

바람직한 미래 모습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 속에서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미래로 향해 갈 것인가?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 사이에서 합치되는 건은 미래 일자리가 요구하는 인간의 역량과 일자리 형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리고 일자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제2장과 제3장을 통해 미래 일자리 변화를 가져오게 될 동인과 변화의 모습을 전망해 보았다. 그리고 제4장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미래 변화에 대한 기회 요인을 찾아보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기술 진보가 가져올 미래 사회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가치와 활동이 오히려 부각되고 인정받을 수 있을것이고, 한국 사회 또한 그러한 모습을 향해 갈 수 있는 기회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MIT의 앤드루 맥아피 교수가 기계와의 경주에서 제시한 기술의 진보로 등장하게 될 지상 낙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디지털 아테네’ 시대를 향한 긍정적인 도전을 피하지 않아야 할 이유이다. 
 
ICT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의 스마트 화는 인간과 기계,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현재의 일자리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기술의 지능화, 즉 스마트 기술로 특징되는 기술 혁신이 가져올 바람직한 미래 사회 모습은 일자리 측면에서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인간적 특성이 강한 직업이 증가할 것이다. 다가올 미래 사회 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단순·반복적 업무의 대부 분을 인공지능·로봇 등 스마트 기술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프로세스화나 매뉴얼화가 가능한 직무는 스마트 기술에 의해 자동 화될 것이란 의미다. 결과적으로 인간은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경제 활동의 무한공간에서 기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여 보다 인간적 특성이 강한 직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인간적 특성이 강한 직무, 즉 자동화가 어려운 업무는 개인별 특성이 일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직업들이다. 최근 국내외 연구 결과에서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 초등학교 교사와 예술가, 협상가, 운동선수, 창업가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이들이 갖는 공통된 특징은 사람 냄새가 진하고, 개인별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미래 직업 환경에서의 스마트 기술은 우리로 하여금 비로소 인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둘째, 경제적 관점에서 보다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 기술의 지능화는 현재의 전문직과 중간 사무직의 일자리를 대체함과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기존 전문직의 자격 기준을 완화시켜 관련 시장의 규모를 확장시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부의 총량을 증가 시키며 보다 풍요롭고 윤택한 미래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셋째, 시간적으로 보다 여유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기술 혁신은 지금과 동일한 생산성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참여 비중을 줄여나갈 것이다. 즉,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여유 시간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로봇과 함께 일하는 업무가 일반화되기 때문이다. 소득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상당수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이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삶의 여유 시간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리는 일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소득을 많이 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일에서 벗어나 자유로움과 시간적 풍요로움을 어떻게 즐길 것인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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