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는 시스템 혁신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기술 진보로 촉발된 미래의 일자리 변화에 대한 논의는 결국 인간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제4차 산업혁명 등 기술 진보로 인해 일자리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기에도 새로운 일자리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이 변화해 왔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재도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경제학자 앤드루 맥아피 (Andrew McAfee) 는 현재의 초등 교육 시스템이 50년 전에 필요로 했던 노동자의 역량 개발에 적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래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 시스템은 단순히 학교 교육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계경제 포럼 보고서 서문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미래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정부와 산업계가 개인에게 평생교 육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술의 진보로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미래 세대와 기존의 근로자들 모두에게 일자리의 변화가 요구하는 새로운 역량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미래 교육 시스템에서 주요하게 고려할 점이 기술을 이용한 교육 환경 개선이다. 많은 연구 결과들이 미래 교육은 전통적 오프라인 교육과 개방형 온라인 교육이 결합된 형태의 융합 교육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IT의 디지털경영연구소장 에릭 브린 욜프슨 (Erik Brynjolfsson) 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와 같은 융합 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융합 교육을 진행할 수있는 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생각하는 힘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교육 강화 
 
다가올 미래사회에는 사람의 역할 변화에 따라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새로운 역량을 개발해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의 변화까지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통해 발전시켜야 하는 역량이 제 5장을 통하여 제시된 바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감성이나 사회 성, 창의성 같은 기계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역량을 교육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설계해야할 것이다.

미래의 학교 교육을 받을 세대들은 컴퓨터와 같은 첨단 테크놀로 지에 익숙하고, 온라인을 통한 사회 활동이 익숙한 세대들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교육 시스템은 기존의 지식을 전달하고 수용하는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형화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검색하고, 또 기존 대안을 탐색하여 제시하는 영역은 이미 기계로의 대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 고유의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암기를 통해 정해진 답을 적어내는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특정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주어진 문제를 창의 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사고력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서 융합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례로, 핀란드교육위원회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융합 교육을 넣어 시도하고 있는데, 교육의 방식은 서로 다른 과목의 교사들이 과목을 통합해 하나의 주제를 가르치는 형식이다.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를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라는 주제가 주어지면, 생물, 역사, 수학 등을 융합한 이론 수업과 더불어 직접 기름을 제거하는 방법을 학생들이 직접 실험하게 한다. 이렇듯 융합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대로 된 교과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가르칠 수있는 교사도 함께 길러내야 한다. 이러한 융합 과정에서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습 컨설턴트와 상담가로서의 역할도 강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질문의 가치를 중시하고 질문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 질문하는 사람들은 능동적인 동시에 창의적 이어야 한다. 질문을 통해 문제에 대한 정의와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나아가 또 다른 문제 발견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질문을 통해서 문제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필요한 지식들을 결합해 새로운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협업·소통형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정서적 교육 실시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사회 정서 학습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 을 통해 미래의 일자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업하고 소통하며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인재의 육성 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제시한 사회 정서 학습은 미래에 중요해질 역량으로, 문해력과 인성을 함께 키우기 위한 교육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감성지능이나 인지적 유연성과 같은 인간 고유의 정서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협력하는 이른바 사회적인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사회 정서 학습은 창의력과 호기심, 리더십, 적응력 등을 길러줄 수 있도록 놀이 기반 학습을 장려한다. 스스로 역량을 학습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성장해 갈 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고, 학습 과정도 개인의 습득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세분화하여 제공한다. 또한,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개성과 개인의 장점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적절한 도전을 장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일상생활과 직업 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한 명시적 기술 (explicit skills) 을 습득할 수 있도록 관련 과정이 지원되어야 한다. 또한, 학습을 받기 위한 안전한 환경 조성및 집중 시간을 제공하여 교육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합리 적인 평가 및 분석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교육 방식이 정착된다면 개인적으로 더 좋은 학습 결과를 성취함과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빠르게 변하는 일자리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 종합적 역량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로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기계의 언어를 배우는 코딩 교육 강화 
 
기계와의 소통은 기계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코딩이란 기계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기계의 논리에 따라서 기계에 명령할 수 있는 일종의 기계의 언어이다. 기계와 대화할 수 있고 명령할 수 있는 사람만이 기계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현대사회를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거대 기업의 창업자들은 모두 코딩을 해본 사람이다. 코딩 능력은 또한 기계로 둘러싸인 미래 사회에서 제2의 언어이다. 이는 기계를 매개로 많은 사람과 사회와의 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연간 135시간 이상의 코딩 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초등학교부터 코딩 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반영하는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코딩을 기술로 습득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기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기계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기계에서 명령을 주는 방법을 익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서 미래 세대에게 기계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줘야 할 것이다. 
 
기술 진보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교육 강화 
 
미래 일자리에서 디지털화와 스마트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클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알고, 인공지능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기기들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학생들이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새로운 직업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일반적 소양으로서 디지털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디지털 문해력’, ‘정교한 첨단기술 조작 능력’, ‘휴먼-컴퓨터 조합력’을 기를 수 있도록 스마트 기술 교육을 실시하여 끊임 없이 진보하는 신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과과정에 정보를 생산하고, 용도에 맞게 취합·편집·활용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교육을 기본 교육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도 미래 세대의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기초 교육의 일환으로 디지털 문해력과 정보 처리 역량 관련 과목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초·중·고등 과정에서 기본적 소양을 갖추는 것과 별도로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는 고급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대학 과정에서 스마트 기술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기술 분야 선도 기업과의 산학협력 체결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교육과정은 사회적 요구, 학생의 발달 단계, 현장 수용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개설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가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 

 
제3장에서 제시한 미래 일자리 환경 변화 트렌드 중 하나가 ‘자가 고용과 창업, 창직의 증가’였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기업가적 역량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OECD (2015년) 는 보다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기업가적 인적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이론과 실무의 균형이 고르게 잡힌 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학교 교육을 통해 이미 기업가 정신에 대해 배우고는 있지만, 기업가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가 OECD 국가들에 비해 부정적이며, 특히 기업가가 되기 위한 역량 개발 교육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러한 기업가적 역량의 육성을 위해 어린이와 청소년 시절부터 관련된 교육과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카우 프만재단 (Kauffman Foundation) 등 민간단체에서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 며, 저소득 초·중등학생 대상으로 미국창업교육재단의 무상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단계별로 기업가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시절의 기업가 정신 교육은 단순히 기업 경영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학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탐색할 기회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하며, 리더쉽과 창의성, 도전정신을 기를 수 있는 인성교육 등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대학생 이상의 경우에는 창업기업가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창업과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실무 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창업 경험이 있는 실무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공 벤처인의 일대일 멘토링, 창업 실무 멘토링, 성공사례 전수 등을 통해 기업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여 우수한 인재가 창업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재무 등 경영관리와 협상, 마케팅 기술, 파이낸싱 기술과 법적 규제와 같은 실무 교육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역량 활용도를 높이는 교육 
 
역량의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 또한 중요하다. OECD (2016년)에 따르 면, 한국은 문해력, 수리력,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 해결력 등 주요 역량 수준이 OECD 가입 국가들의 평균과 비슷하지만, 직장 및 일상생 활에서의 사용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 해결력이 크게 낮았으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읽기, 쓰기, 수리력, ICT 등의 활용 빈도 또한 OECD 평균 수준에 비해 훨씬 밑돌 았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에도 역량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 내용과 방식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역량이야말로 축적된 활용 경험을 통해 더 고급화된 역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산업계의 수요를 바탕으로 기업 직무와 학교 교육과정의 연계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 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와 실제로 교과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배출 되는 인재 사이의 양적·질적 불일치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요를 반영해 일관성 있고 수준 높은 평가를 하는 역량 기반 자격 제도 (reliable competency-based qualifications) 를 도입하거나, 교육커리큘 럼과 학위과정이 실제 시장 수요와 맞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 직업 교육훈련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VET) 을 담당하는 전문 교사제도 활성화 등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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