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변화에 대한 우리의 도전과 미래의 필요 역량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세계경제포럼이 2015년 371개 글로벌 기업의 인사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 단 14%의 응답자들만이 고령화사회 문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국내 정책 (95.7%) , 대학 (95.2%) , 기업 (54.9%) 의 전문가 그룹은 고령화사회 문제가 조사 대상 이슈 중가장 중요한 일자리 변화 이슈라고 대답했다. 
 
 위기와 기회 요소가 공존하는 우리의 현실 
 
미래 일자리는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는 기계와 같은 빠른 기술의 변화 앞에서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기술 진보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새로운 기회 창출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비춰지고 있지만, 미래의 일자리가 현재와는 다를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확고한 사실이다. 이러한 미래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가진 기회를 발굴하고, 기존의 약점을 변화의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몇 가지 기회 요인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젊은 층은 미래 사회의 주요 경제인구로서 역량 고도화에 대한 잠재력이 될 수 있다. 또한, 고령층의 인구 비중과 경제인구 증가는 고령산업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동화에 따른 직업 대체 비율이 OECD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직업 구조의 변화가 단순히 감소 일변도가 아니라 증가 요인을 가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존재한다는 점 또한 기술 진보로 인한 긍정적 영향을 일자리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있다.

반면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리는 이미 높은 청년실업률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젊은 층은 일상과 직장에서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약점과 부정적 전망들을 오히려 빠른 변화의 촉매로 삼아야 한다. 청년층의 역량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직장과 일상에서 개발된 역량의 활용도를 높이며,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의 변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일자리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진 인식과 전망 또한 부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무엇보다 기술 진보가 생산성 향상과 업무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적 전망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변화에 대한 체감 속도가 느리고 실제 최근 3년간 기업 현장에서 일어난 변화는 사람에게 일어난 변화 수준이 기계의 변화 수준보다 낮은 것으로 응답되었다. 이러한 내용은 1절에서 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기술 진보에 따른 직업 변화율이 낮다는 우리 사회의 직업 구조적 특징과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와 대응 범위에 있어 보다 차분한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고령사회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령산업 활성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업 현장의 기술 진보와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빠른 시일 내에 사회 전반적인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선진국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난 복합적 문제 해결 등의 미래 중요 역량 수준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역량 개발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 개발과 이의 활성화가 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일자리 변화에 대한 긍정적 도전 방향 
 
기술 진보로 인한 일자리 상실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인지하고, 한국적 상황에 맞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미래의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자발적 사회를 조성해 나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미래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재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서 미래 변화에 대한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창업과 프리랜서 등 개발된 역량이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반을 강화하고 다양한 역량 활성화 경로를 발굴하고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

더불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성장시키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조 업과 서비스업의 혁신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과학기술 분야와 이에 종사하는 인력의 과학기술 관련 지식을 활용해 관련 신산업과 직업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미래의 필요 역량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일들이 점점 기계로 대체되어 수행될 것이다. 기계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는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 인간은 도전정신을 가지고 인간만이 가진 창의성과 다양성을 발휘하여 기계를 활용함으로써 앞으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과 동시에 혁신을 주도하는 주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사회의 인간 
 
인간의 뇌에는 각기 다른 경험과 정보로 구성된 빅데이터가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의 뇌에 저장된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주어진 문제의 대안을 도출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도출하는 과정은 개인별로 다양하다.

기계 역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정해진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처럼 유연하게 생각하고 다각적으로 상황을 판단하여 최적의 해답을 내놓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자동차가 파란색 바탕에 구름이 그려진 컨테이너 트럭을 하늘로 착각하여 추돌한 사례나, 최근 페이스북에서 만든 인공지능이 머핀과 치와와, 아이스크림과 고양이 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에게는 쉬운 문제가 기계에게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기계를 이용해 혁신을 주도하는 인간의 역량 
 
미래의 일자리 환경에서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일들은 서서히 기계로 대체되고, 인간은 창의력이나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게될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의 일자리 환경에서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역량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인재는 접해 보지 않은 복잡한 문제와 마주했을 때, 문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동시에 남과 다른 시선으로 분석하여 창의적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계와 협력하고 소통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할수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3대 미래 역량 
 
3대 미래 역량 중 첫 번째 역량은 인간 고유의 기계와 차별화되는 획일적이지 않은 문제인식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을 활용하여 인문학적이고 감성적인 해석 방법으로 복잡한 문제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능동적으로 자료를 탐색하여 일반적인 틀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 으로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역량은 인간 고유의 대안 도출 역량으로, 이는 인간 개개인이 갖는 다양성을 조합해 기계와 차별화된 대안을 탐색하고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그들의 창의적 의견과 지식을 추출하여 종합적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양한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역할을 분담하고, 다양한 유형과 소스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합하여 지식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기계와의 협력적 소통 역량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 고유의 역할을 바탕으로 기계와 공생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역량으로 정의된다. 디지털 기술과 정보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기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사람의 지혜를 잘 결합하여 보다 효율적인 대안을 도출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코딩, 디자인, 보고서 작성 등 인간만이 해오던 인지영역들이 기계로 대체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정보를 활용하여 대안을 도출하는 인지 과정에서 기계와 차별화되면서도, 기계를 활용하여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가 미래 일자리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기계화와 자동화, 그리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은 보다 더 복잡한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초연결사회로 진입하면서 수많은 전통적 경계들이 붕괴하거나 흐려지면서, 미래의 인재는 현재까지 접해 보지 못한 복잡한 문제를 접하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이 풀어야 하는 문제가 더욱 복잡해짐에 따라 기계와 차별적이거나 기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인지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유연하고 감성적인 인지력’은 기존의 합리적이고 이성적 관점을 중심으로 한 문제 인식 방식에 인문학적 측면과 감성적 측면을 더함으로써 발휘될 수 있다. 우선, 유연한 인지력은 복잡한 데이터와 문헌, 의견 등을 문제의 맥락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여 주어진 문제의 핵심과 상호관계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며, 여러 가지 규칙을 관통하는 새로운 규칙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유연한 인지에 감성적이고 인문학적인 감성을 더하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해 복잡한 문제의 해결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시카고의 루터란 (Lutheran) 종합 어린이 병원의 ‘엠비언트 익스 피어리언스 (Ambient Experience) ’는 이러한 ‘유연하고 감성적인 인지력’을잘 활용한 사례로, 소아 MRI 촬영의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감성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아냈다. 어린이들이 MRI 촬영시 두려움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 측은 MRI 자체의 기술적 혁신이 아닌, 소아들의 심리 상태를 편안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즉, MRI 촬영 전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고, 촬영장 천장과 벽면에 아이들이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영상 및 음향을 설치한 것이다.

이러한 ‘유연하고 감성적인 인지력’을 활용하면 복잡한 문제들이 갖는 다양한 상황과 관련된 규칙을 발견하고 이를 조합하는 것이 좀더 용이해진다.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 직업으로는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창의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지식 컨설턴트나 인간적 가치를 유지하고 이를 사회 시스템에 반영하여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디자이너를 들 수 있다 . 또한, ‘유연하고 감성적인 인지력’을 활용하여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감성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분야의 직업으로 온라인 감성 서비스 기획자나 감정 노동자의 감정 치료를 치료하는 스트레스 관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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