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확대와 융합형 직업의 증가, 새로운 직업의 탄생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근무 형태를 ‘유연근무’라고 할 수 있다.  형태, 장소, 시간, 방법에 있어 기존의 정형화된 형태에서 벗어난 탄력적 근무 형태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새로운 업무 방식을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자들은 심리스 컴퓨팅 활용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업무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재택 및 원격근무제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일자리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직업 또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컴퓨터의 활용 확대로 인해 타자수, 타자기 제조원, 활판 인쇄원이 사라졌다. 반면에 웹 디자이너, S/W 프로그래머, 게임 프로그래머, 인터넷데이터센터 서버 관리원 등 훨씬 더 많은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 직업이 생겼다.

영국 옥스퍼드 연구팀은 미국의 직업 중 47%가 자동화로 인한 대체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기술 진보로 인한 업무의 대체가 반드시 직업 자체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맥킨지 (Mckinsey)(2015년) 의 분석에 의하면, 기존의 5% 미만 직업만이 현재의 기술을 활용한 전체 자동화가 가능 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래 일자리 환경에서 직업의 모습 변화에 대한 변화 네 가지 트렌드는 기술의 발달과 사회 환경 변화 등으로 기존 직업의 고부가 가치화, 직업의 세분화와 전문화, 융합형 직업의 출현, 과학기술 기반의 새로운 직업의 탄생 등이다. 
 
기계화 및 자동화로 인한 직업의 특성과 내용 변화는 인간 대체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맥킨지 경영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직업 중 약 60%의 직업이 자동화 비율을 30% 이상 적용할 수 있으며, 자동화가 대부분의 직업에 변화를 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자동화로 인해 업무 대체가 되지 않은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야할 것을 권고했다.

기계가 인간이 할 수 있던 업무 영역을 일부 대체함에 따라, 인간이 해야 할 업무가 보다 전문화되거나 고도화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언론 영역의 사례를 들면, 'LA타임스'는 지진 보도 알고 리즘인 퀘이크봇 (Quakebot) 을 통해 지역 내 지진 관련 보도기사를 자동적으로 작성하고 있으며, 영국 '가디언' 지는 2013년부터 구아봇 (GUABOT) 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주간지의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 저널리즘의 발전에 따라 향후에는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 하는 속보성 기사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사는 점차 자동화된 프로그램과 알고리즘을 갖춘 로봇이 수행하게 되고, 기자는 창의력과 기획력이 필요한 탐사보도 등에서 가치 판단과 심층 취재를 통해 기사의 시사점 및 함의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회가 발전해 갈수록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게 된다. 삶의 질이 중요해지는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수요는 점차 다양해지고 질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며, 시장 역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중심추가 옮겨지게 된다.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면서,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직업들 또한 세분화될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4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직업 수는 약 1만 4,900개이지만 미국의 직업 수는 약 3만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리나라 직업 분류가 상대적으로 세분화가 덜 됐기 때문이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예를 들면, 국내에 약 10여 개로 분류되는 간호사 관련 직업은 미국의 경우에는 간호하는 대상이나 수행하는 업무에 따라 약 30개가 넘는 직업이 존재한다. 반려 동물 관련 직업의 경우에도 미국에는 수의사 이외에 동물 진료를 돕는 동물간호사만 8~9만 명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직업으로 정착되지 않았다. 현재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을 넘어서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도 관련 직업의 세분화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부분이다.

더욱 전문화된 직업의 출현 가능성에 대한 일례로서 수제 맥주 제조 전문가와 바리스타를 들 수 있다. 맥주와 커피에 대한 보다 전문 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 직업은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착된 직업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생활 수준의 향상이 맥주와 커피에 대한 수요의 질적 수준 향상과 다양화로 이어지면서 최근에야 전문적인 직업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외국에서 이미 활성화된 직업 중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직업에 대한 예로 사립탐정, 음악치료사, 카이로프랙틱 닥터 (chiropractic doctor) 등을 들 수 있다. 

융합 현상은 직업 세계에서도 전반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기 다른 직무나 지식, 또는 기술과 기능을 합쳐 새로운 전문 분야를 창출하는 ‘블렌딩 (blending) ’ 과정을 통해 기존에는 이질적이었던 복수 직업 간 결합으로 새로운 융합형 직업이 출현할 것이다.

도시 사람들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공급받기 위해 선호하는 과수원과 농장에 주문 생산하는 트렌드가 요리사와 결합하여 요리사 농부 (agri-restaurateurs 또는 chef-farmers) 를 탄생시킨 것이 일례이다.

또 다른 직업 사례로는 테크니컬 라이터 (technical writer) 를 들 수 있다. 테크니컬 라이터는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 관련 제품의 사용자 설명서나 소프트웨어 도움말 기능 등을 만들고, 잡지에 기술에 대한 설명을 기고하는 사람으로, 기술에 대한 지식과 글쓰기 소질의 결합을 요하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융합형 직업은 지식 간 융합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나타날 것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인문, 과학기술, 경영 등의 지식이 융합이 더욱 용이하게 됨에 따라 관련 분야의 일자리 또한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공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지식을 결합한 직업으로는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 (user experience designer) , 홀로그램 전시기획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과학기술로 탄생하는 새로운 직업의 생성은 현재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건강하고 오래 살기 위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체 기능을 보강하거나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기술 융합이 일어날 것이다.

의학, 유전공학, 기계공학을 융합하여 육체 기능을 보조하고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과정에서 또한 여러 직업이 탄생할 것이다. 관련되어 신체 부위별 인공장기 제조 전문가, 생체 모방 로봇 개발자, 외골격 로봇 엔지니어 등의 직업이 나타날 것을 전망해 볼 수 있다.

과학기술 진보로 인해 뇌, 우주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됨에 따라 관련 직업도 탄생할 것이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저장장치를 연계하여 발생하는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다루는 직업군이 나타날 것이다. 아바타 개발자, 두뇌/기계 인터페이스 전문가, 기억 변화 전문가, 기억 대리인/저장 관리 전문가 등이 이에 해당 된다. 우주항공 기술 발달로 우주여행이 보편화가 되고,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활발하게 이용하게 됨에 따라 우주여행 가이드, 우주 광부, 우주 청소부, 우주 농부 등 다양한 직업이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기후변화, 환경오염, 사회 인프라 등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일련의 활동을 수행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관련 직업이 탄생할 수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교통 수단과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직업은 스마트 교통 시스템 설계 엔지니어,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사회 시스템 디자이너, 스마트 팜관리자 등이 있다.

로봇,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 질서가 생성되고 사회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서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소유가 아닌 공유 개념으로 자원을 나눠 쓰는 공유경제가 발달됨에 따라 공유자산 가치 전문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계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나 언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직업도 나타날 수 있다. 인간복제, 유전자 조작 등 기술 발전이 초래할수 있는 사회적 영향을 윤리적 이슈로 다루는 첨단과학기술 윤리학 자, 미디어 윤리학자, 기계 언어학자 등의 등장을 전망해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