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결합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핵심으로 하는 가상 세계와 우리의 물리 공간인 현실 세계 간의 연결은 우리의 삶과 산업 현장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한 정보와 가상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음성·제스처·인식 등의 인터 페이스가 결합한다면, 더욱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로봇 등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드웨어와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소프트웨어가 결합되어 물리적으로 구현된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살펴보면, 카메라, 센서 등을 활용하여 교통량, 신호 등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최적의 주행 경로를 파악하여 스스로 구동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가상 세계와 현실이 결합된 새로운 세상은 사이버-물리 시스템 (cyber-physical system) 에 기반을 둔다. 사이버-물리 시스템은 물리적 현실 세계에 속한 사람과 인터넷, 인공지능 시스템 등 각종 정보망이 존재하는 사이버 세계와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써 의료, 항공, 공장, 에너지 등 일상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센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발달로 사이버-물리 시스템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사이버 세계에 더욱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었고, 대량의 데이터 분석도 더욱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의료 부문의 경우 사이버-물리 시스템이 적용되면,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통해 의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의 생체신호 등을 전송받고 상태를 확인 하며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감성 컴퓨팅 기술의 발전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과 기계가 더욱 가깝게 연결되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연결이 긴밀해짐에 따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인간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개인이 고립되는 현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정보에 대한 맹목적 신뢰로 인한 인포데믹스 (infodemics) , 디지털 포퓰리즘 (digital populism) , 사이버 따돌림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한 대비로 이들 사회 문제를 조기에 포착하고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과 제도 또한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핵가족화 혹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간간의 감정 교류의 기회가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을 이해하고 상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하여 현재의 기술은 감정적 교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인간을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반자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2015 년 MIT는 커다란 눈동자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며 사람과 대화할수 있는 소셜 로봇 ‘테가 (Tega) ’를 개발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이모 셔널 엔진 (emotional engine) 을 탑재하여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세계 최초 감정 인식 로봇 ‘페퍼’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테가’와 ‘페퍼’가 부분적으로나마 감성적 인지와 교감의 교류가 가능하게 된것은 감성 컴퓨팅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감성 컴퓨팅이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기수치화(자기수치화 기술은 표정 인식, 정서 등 사람의 반응을 수치화하는 기술), 멀티모달인터페이스(일명 멀티모달(multimodal)로도 불리며, 사람과 기계 간 통신을 위해 음성, 키보드, 신체 동작 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등을 활용해 사용자의 감정 변화를 인지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 기술을 통한 융합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 간 융합의 핵심은 스마트 기술의 발전이다. 스마트 기술은 인간의 고유 능력이라고 간주되었던 지능과 감성의 일부를 보완·확장하며, 나아가 인간의 지능을 내재화하는 ICT 및 융합 영역에서의 신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스마트 기술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모든 산업 과정에서 다양한 융합 현상을 촉진시킨다. 이를 통해 산업의 핵심 가치가 빠르게 변화하고 산업 구분 또한 빠르게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각종 산업을 수직·수평적으로 확장시켜 영역을 재구성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와 IT 가 융합하며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신산업 분야를 창출하는 와해성 기술 (disruptive technology, 업계를 완전히 재편성하고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게 될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미) 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바이오기술과 IT 기술의 융합을 통해 개인별 최적화가 가능한 맞춤형 정밀의료가 가능해졌고, 스마트 기술과 새로운 에너지와 소재, 식량 분야와의 융합으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smart farm)등 글로벌 어젠다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수단을 창출하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 기술로 인한 융합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기술의 산업을 탄생시키는 한편,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다양한 수단과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회경제 환경 변화 
고연령층과 여성 인력의 대두 
 
2060년이 되면 세계 인구 중 고령화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 로 증가하고, 2066년 유소년인구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20.5%로 감소한다. 세계 인구증가율은 2015년 현재 1.08% 수준이지만, 2050년이 되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여성인구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5명으로, 유럽은 1.6명, 아프리카 4.6 명, 한국은 1.3명 수준이며, 특히 한국의 출산율은 OECD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해석과 전망이 존재 한다. 노동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에, 노동력 부족을 노인과 여성이 상당 부분 대체하며, 나아가 기계로 인한 실업문제의 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한다.

OECD는 의료 기술의 발달과 출산율 저하로 사람들이 오래 살고, 오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고령화사회의 도래로 인해 조부모, 부모, 자녀 등 3대가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노동환경 중에서 세대 간 격차를 이해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생산인구 감소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증가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녀 돌봄이 가능한 근무 환경을 제공 하는 등의 여성 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아울러 가정의 대소사를 처리해 줄 서비스업이나 청소 로봇 등 가사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기기 관련 산업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최근 우리 사회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 하며,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에 보다 가치를 두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적 성취나 성공에서 나아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삶의 질 수준’은 27위에 불과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삶에서 중시하는 우선순위 중 1위는 ‘삶의 만족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경제적으로 덜 풍족하더라도 가족과 여가 중심으로 삶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일로 전환해서 편안하게 살고자 하는 다운시프트 (downshift) 현상 심화도 이러한 현상과 관련이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가치 변화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 또한 변화시 킨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직업을 택하거나 기존에 주어진 기회를 택하는 대신,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는 직업의 태도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해낸다. 예를 들면, 관광, 예술 등 다양한 문화산업 발달을 견인하고, 쾌적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깨끗한 환경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다. 또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의료산업, 실버산업 등의 분야에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삶의 질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스마트 기술의 발달로 인해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산업 10 이 더욱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에서도 제품의 기본 기능 등 유형 가치보다 서비스, 콘텐츠 등 무형 가치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혁신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글로벌 경제 성장은 천연자원에 대한 수요를 끊임없이 발생시키며, 이에 따른 자원 남용과 생태계 파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및 환경오염, 물 부족 문제 등 심각한 국제적 이슈를 해결하여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OECD는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속적 으로 제시하여 미래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실에서도 미국의 태양에너지 산업은 전체 경제의 일자리 창출 속도보다 20배 빠르게 일자리를 창출해 내고 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 자연재해 대처를 위한 연구자, 컨설턴트, 그리고 기업 평판과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친환경 제품, 탄소거래 등과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후변화 체제인 ‘파리협정 (Paris Agreement) ’이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UNFCCC) 당사국총회 (COP21) 에서 채택되면서 이러한 세계적 흐름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