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성기원 경희무교로한의원 원장
한방내과 전문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 박사

여성은 초경, 임신, 출산, 갱년기와 같이 남성에게는 없는 신체 변화를 경험합니다. 이러한 여성 특유의 생리적 현상에 수반하는 여러 가지 증상을 ‘혈증, 혈도증血道症’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혈(血)’의 밸런스 붕괴가 원인이라고 파악해 구혈제(驅血劑)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계지복령환과 같은 약을 유용하게 사용하여 월경시 복통, 요통 뿐 아니라, 월경전증후군, 월경과 관련된 여드름, 피부트러블 등의 여러 증상들을 함께 다스릴 수 있습니다.

혈(血)을 다스리는 계지복령환으로 몸도 마음도아름답게!
28세 회사원 A씨는, 매월 심한 월경시 복통과 요통으로 고민이 깊었습니다.
특히 월경 첫날과 2일째는 통증이 심해 드러눕는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진통제를 상용하고 있었는데, 연복 하다보면 위장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월경 1주 전부터 입주변에 여드름이 다발하며, 매일 PC 앞에 앉아 일하고 있는데, 두통과 어깨 결림도 심하여 많이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진찰해보니, 하지에는 모세혈관 확장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혀는 암적색을 나타내고 있었고, 배꼽 주위에 압통이 있어, 어혈(瘀血)이 깊게 관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계지복령환을 1개월 정도 복용 후, 월경통은 진통제가 불필요할 만큼 경감되었습니다. 점차 하반신 냉증도 가벼워졌고, 월경 전 여드름도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후, 주위 사람으로부터 안색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어 기뻐하셨습니다.

한의학에서는 「血」은 「氣」와 함께, 인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본적 물질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血은 서양 의학의 혈액과 비슷한 이미입니다.

血의 특징은, 전신의 장기·기관·조직을 영양하며 자윤(滋潤)하는 기능입니다.

안면이 광채가 있고, 피부나 모발에 윤택이나 광택이 있는 것, 눈 등의 감각 기관이나 운동기관이 원활히 움직이는 것도, 모두 血의 공급이 원활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여성답기 위해서는 血의 충족이 절대 조건인 것입니다.

또 血은 정신 활동을 지지하는 물질적 기초(영양원)가 되고, 血의 기능이 불충분하다면, 다양한 정신적인 증상 (불면, 건망, 불안 등)이 나타나기 쉬워집니다.

血의 이상에는 血이 양적으로 부족한 혈허(血虛), 순환 장애인 어혈(瘀血), 그리고 출혈(出血)의 3가지가 있습니다. 일상 진료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瘀血」이며, 계지복령환 등의 처방이 폭넓게 사용됩니다.

생리통이란, 주로 월경시에 자궁의 표면점막층을 떨어뜨려주고 피가 나가기 위해서 그 뿌리를 이루고 있는 자궁근막층과 혈관을 강하게 수축해주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이 분비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통증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진통제는 흔히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를 차단하여 통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몸 안에서 함께 빠져나가야 할 노폐물이 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결국 순환되지 못하는 탁한 피(어혈)가 자궁 내에 쌓이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생리통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궁 내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 응고가 나타나거나, 하복부 근처를 눌렀을 때 아픈 부위가 있다면 어혈 즉 국소 울혈반응이 있다는 단서가 됩니다. 이러한 어혈은 향후 임신 및 수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해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생리통의 근본적인 치료
근본적인 생리통 치료를 위한 힌트는 ‘급격한 수축’이라는 표현 자체에 있습니다. 노폐물이 되어버린 자궁의 표면 조직을 밀어내기 위해서는 혈액이 필요할텐데 만약 자궁으로까지의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완만하게 이루어진다면 억지로 쥐어짜내는 급격한 수축 작용은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게 됩니다.

거꾸로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면 자궁내 노폐물을 처리해나가는 생리 과정에서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혈액을 쥐어짜내는 수축물질, 즉 프로스타글란딘의 분비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이 경우에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통증패턴을 없애는 근본적인 방법은, 한의학에서 하초(下焦)라 고 부르는 골반강 내의 혈액순환량을 완만히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바가지 모양과 흡사한 골반강은 구조상 울혈이 이루어지기 쉬워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방광, 생식기, 직장, 요천추부, 고관절부의 문제나, 여성의 생리통이나 하지부종, 정맥류, 요통 등의 임산부 증상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골반강 순환과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골반강 순환은 한의원 치료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생리 중 생활수칙

우선 월경때는 과로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피곤하면 몸안의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몸을 따뜻하게 해 기혈의 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랫배가 차거나 손발이 찬 여성은 찬 곳에 오래 앉아 있지 않아야 합니다. 짧은 치마는 되도록 피하십시오.

가벼운 운동은 전신의 순환에 도움을 줍니다. 걷는 운동이 좋고 가벼운 체조나 에어로빅, 배드민 턴 , 탁구 등이 좋습니다.

정신적 긴장이나 흥분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살찌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살이 찌면 자궁 및 복강 내에 지방이 과잉 축적돼 자궁기능 을 주관하는 경락 및 혈액의 순환 장애를 일으켜 자궁기능을 약하게 합니다. 더불어 스키니진, 꽉끼 는 와이어가 있는 브래지어 등 꽉 끼는 옷도 피하십시오. 

생리주기가 틀어질 수 있으니 생리 기간을 피하여 합방하세요. 

다음과 같은 음식을 많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된장이나 두부 등 콩제품을 많이 먹고, 콩밥을 해먹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마, 미역, 김 등의 해조류에는 미네랄이 풍부해 기분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생리 전에는 혈당치가 내려가 불안 감이 커지므로 초콜릿이나 설탕이 아닌 고구마를 사용한 당분 섭취가 좋으며 전반적으로 차가운 음 식보다는 따뜻한 음식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좋습니다.

이러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콜릿, 설탕 등의 당분과다 섭취는 불안을 증가시키고 비타민 B를 소모시킵니다. 마가린이나 스낵류에 들어가는 식물성 기름이 생리통을 악화시키기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인스턴트 음식도 좋지 않습니다. 염분은 부종을 일으켜 생리 때 몸이 붓는 사람이라면 짠 음식은 조심해야 할 식품입니다. 알코올은 통증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기에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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