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정 노력 필요…야쿠르트 “단맛 줄여도 매출 올라 업체들 동참 바라”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소재한 서울YWCA에서 ‘당류 저감화 정책과 소비자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소비자포럼을 열었다.

이번 소비자포럼은 ‘당을 바로 알고 건강하게 먹기’ 실천을 위해 마련됐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 박선영 사무관은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실태와 당류 저감정책 추진방향’을 발제했다.

박선영 사무관은 “당류는 우리 몸의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차로 따지면 연료이다. 몸에 쉽게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남은 당류는 지방으로 축적되고 에너지 부족 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당류 섭취기준은 2,000kcal 기준 50-100g이다. 당류 과잉섭취 시 비만, 고혈압 등의 발생위험이 높다.

박 사무관은 “2007년 총 섭취열량 대비 13.3%에서 2013년에 14.7%로 우리나라 당류 섭취량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선제적,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중 당류는 10~20%로 섭취량은 전 연령층에서 섭취기준 이내지만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은 10% 기준 3세에서 29세 연령층에서는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 중 34%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기준을 초과한 셈이다.

박 사무관은 “당류 저감 종합계획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된다”며, “당류 줄이기 국민 실천운동 전개, 어린이·청소년 교육 강화, 개인 맞춤형 섭취량 관리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재헌 인제대학교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 섭취와 건강’을 발제했다. 

강재헌 교수는 “첨가당을 세계보건기구에서 가이드라인으로 돼 있는 50g의 절반만 섭취하도록 했으나 우리나라는 천연당, 첨가당을 합친 100g이 기준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인구가 너무 많이 (당류를)먹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당뇨환자가 미국보다 높은데, 아시아인은 조금만 비만이어도 당뇨에 걸릴 확률이 미국보다 높다. 지금 상태의 당류 섭취만으로 미국 이상의 당뇨환자가 생길 수 있고 당뇨는 합병증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남녀 아이를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탄산음료를 주 2회 이상 먹는 아이가 1회 이상 먹는 아이보다 혈압이 많이 올라갔고 비만도는 높아진다. 허리둘레, 혈당을 올라가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은 떨어진다”고 밝혔다.

덧붙여 “만병의 근원인 지방간, 당뇨, 비만, 고혈압 등의 질병은 당류를 과다 섭취했기 때문”이라면서, “국민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부 혼자해서는 되는 게 아니며 업체도 당류가 적게 들어간 음식을 만드는 등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녹색소비자연대 허혜연 국장은 ‘당 섭취를 줄이기 위한 소비자운동의 방향’을 발제했다.

허혜연 국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단체들은 초등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당 성분 미각테스트’를 실시하고 당류 적게 먹기 캠페인 진행 및 기업의 자정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이오아주에서는 자판기를 통해 건강척도에 따라 당함량이 낮으면 초록, 노랑색, 높으면 빨강색으로 컬러코드를 구분하는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주마다 각각 다른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 10대 대기업이 중심이 된 미국음료협회(ABA)는 학교 내에 소다음료와 가당 음료를 자율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협약을 제정하고 헐리우드 캐릭터 사용 금지와 광고 메시지 50% 이상을 건강식품 선택과 생활습관 향상을 위한 내용으로 제작하고 있다.

영국은 2015년 10월 설탕세를 도입해 100ml당 설탕 5g이 함유된 음료는 1L당 18펜서 약 300원의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는 회원국의 모든 미디어 관계자들이 아동대상 프로그램 방송에서 당을 다량 함량한 식음료 광고를 규제하도록 권고했고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비만세, 소다세, 설탕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허 국장은 “소비자에게 당류 함량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당을 섭취할 수 있는 레시피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소비자 동참을 유도해야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캐릭터 음료 등에 대해 기업 자체에서 사용을 줄여야한다”면서도, “정부와 소비자가 노력하더라도 기업이 동참하지 않으면 유명무실해진다”고 했다.

발제에 이어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김용휘 세종대 교수는 “한국인이 음식 먹을 때 많이 쓰는 말이 ‘맛있다’다. ‘어떻게 맛있다’설명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새로운 맛을 통해 경험하게 되어있는데 학원 등을 가면서 부모가 아이에게 새로운 음식을 전할 방법이 없다”며, “리워드시스템 즉 보상시스템을 통해 맛 경험을 전달해야하며 가능한 한 설탕이 목적성에 의해 ‘첨가물형태’로 들어갈 경우 표기를 해줘야한다”고 밝혔다.

차윤환 숭의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 “말로 하는 교육은 아이에게 소용이 없다. 버려도 되는 음식을 시작해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차윤환 교수는 “저당정책은 없는 것을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있는 것을 없애는 정책이다. 이중 우리가 골라서 없앨 것을 없애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알려주는 게 좋다”면서, “아이에게 ‘과자는 마음대로 먹어도 되지만 음료는 3일에 한 번씩 마시자’했다. 결과적으로 매일 먹던 탄산음료설탕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장성식 한국야쿠르트 식품안전센터장은 “한국야쿠르트는 발효유를 판매하는 회사로 유산균을 사용한다. 신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전세계 모든 상업적 발효유 회사나 가정에서 단맛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식 식품안전센터장은 “회사에서 당을 넣는 것이 도의적인 것인가라는 문제제기가 많았고 2014년 8월 음료를 내기 전에 당류를 제거할 수 있을 만큼 제거했다. 단맛을 대신해 천연당을 대치했다. 결과적으로 ‘라이트’라 표기된 제품을 표면 당류가 많이 줄어있다”고 말했다.

야쿠르트가 제품에서 빼낸 설탕의 양은 약 5천 2백 여톤 정도로 각설탕 15억 개를 빼낸 셈이며 22만 명이 1년에 섭취하는 설탕을 줄였다. 당류 및 칼로리를 줄이면서 매출은 올리는 환경을 만들었다.

단맛을 줄일 경우 매출과 관련 거부감이 있었으나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장성식 식품안전센터장은 “단맛을 줄여도 매출이 줄지 않으니 많이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 업체의 파급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업체에서 참여하는 게 눈에 보이지만 대규모로 개량하지는 않은 것 같고 향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번 소비자포럼은 당 저감 대상을 어린이, 청소년에 맞춰져야 하며 특화되기 위해서는 학교 급식부터 조절해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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