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경영진이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로부터 전격 압수수색과 조사를 받게 되자 하이마트 임직원들과 대주주인 유진기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6일 하이마트·유진기업 등은 "갑작스런 상황이라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결과를 기다려보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하이마트 측은 "저희는 향후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임직원들은 동요없이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는 유진기업(31.34%)이 최대주주, 2대 주주는 사실상의 창업자인 선 회장(17.37%)으로 양측이 경영권 갈등을 벌이다 지난해 12월 유진기업·선 회장, 3대 주주인 HI컨소시엄(5.66%) 지분 모두를 매각하기로 결정해 매각절차를 진행중이다.

이번 검찰 수사로 인해 하이마트 지분 매각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 등 국내 유통기업은 물론 영국 테스코 등이 인수전 참여를 검토·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달말 1차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검찰 수사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이마트는 대우전자 판매총괄본부장 출신인 선 회장이 1999년 세우고 경영해왔으며 2007년 유진그룹에 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3조4053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2573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대 가전유통전문업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유진과 선회장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유진이 선 회장을 해임하려 하자 하이마트 임직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대대적인 반대에 나섰다"면서 "검찰의 선 회장 수사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하이마트 지분매각이나 경영권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확률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유진그룹은 선 회장의 검찰수사 여부에 언급을 회피하는 대신 "매각절차는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검찰도 이번 선 회장 및 하이마트 경영진의 수사가 유진그룹과 관계없는 개인적인 비리 혐의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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