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종 한국IBM 부사장 "한국 IT서비스 발전, '생각의 틀'부터 바꿔야"<사진=뉴시스>

 

국내 시장에서 IT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IT에 대한 생각의 틀부터 바꿔야 한다. '패러다임 시프트(발상의 전환)'가 필요하다."

김원종 한국IBM 부사장은 지난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한국IBM에 신설된 산업가치창조 사업부의 수장을 맡았다. 언뜻 추상적으로 들리는 '산업가치창조부'는 어떤 부서일까?

그는 "각 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 가치창출을 위한 성장전략, 기술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IBM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업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라는 뜻이다. 그동안 IBM은 금융, 유통, 제조업 등 다양한 기업들에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산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을 제공해 왔다.

산업가치창조부는 전사적인 전략도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IBM의 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소셜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을 주도하게 된다.

IBM이 이 같은 핵심부서를 한국에 신설한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부사장은 한국 IT서비스 시장에 대해 "올해부터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도입이 본격화되고 모바일, 소셜 비즈니스 등 신기술이 상호 융·복합되면서 IT서비스가 기업과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핵심기술 4개 분야 중 IT 투자는 비즈니스 분석과 모바일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에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 환경으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재 국내 IT컨설팅 시장은 5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SDS가 1위를 차지하며 겨우 체면 유지를 하고 있지만, 경쟁력 면에서는 국내기업들이 아직 외국계기업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와 대기업 IT 프로젝트 컨설팅은 외국계기업이 대부분 잠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시장은 향후 한국의 IT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려면 IT서비스에 대한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원 업무에서 대 고객 혁신을 주도한다는 인식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 중심의 관점에서 전사적인 가치창출과 혁신의 관점으로, 한국 시장에 국한된 관점을 글로벌 시장으로, 투입 중심의 서비스에서 결과 중심으로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기업의 신기술 도입에도 불구하고 이에 해당하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도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부사장은 "2015년에는 사이버 보안 인력에 대한 수요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하고, 2020년까지 전체 IT 인력수요가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한 기업 및 산업 전반의 대비는 많이 뒤쳐진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산학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종 부사장은= IBM 성장시장 스마터 시티 담당 임원과 한국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 대표를 역임했다. 특수사업본부 영업 총괄 전무, 서비스 사업본부의 전략 기획 및 마케팅, 서비스 마케팅, 네트워크 서비스 총괄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서비스 혁신, 탁월한 고객 서비스 제공을 통해 GTS가 한국IBM 성장을 주도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IBM은= 과거 하드디스크, 플로피디스크, 바코드, 위치추적장치(GPS) 등 첨단 기술을 개발하며 하드웨어의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HP·델 등의 경쟁사들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2005년 PC 사업을 중국의 레노버에 매각한 뒤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산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변신했다. 2012년에는 매출 1045억 달러, 영업 순이익 176억 달러의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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