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애 거짓해명 논란에 휘말렸던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아들 유모씨가 정부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특혜채용됐다는 의혹이 27일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콘텐츠진흥원 LA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유씨는 '미국사무소 마케팅 디렉터' 채용 기본 자격에 미달했음에도 지원자 20명 중 1등으로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안 의원에 따르면 콘텐츠진흥원은 2006년 미국사무소 마케팅디렉터의 자격요건으로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마케팅 5년 이상 경력'을 제시했지만 당시 유씨의 경력은 아리랑TV(영어 자막 검수)와 주한 미국대사관 근무에 그쳤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재공고 절차 없이 채용됐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은 유씨의 퇴사 후 재입사 과정에도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콘텐츠진흥원은 결원 보충을 위해 마케팅 디렉터 자리에 대해 채용공고를 내면서 기본요건으로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마케팅 7년 이상 경력자'를 제시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진흥원이 면접을 거치지 않은 채 "개인사정으로 인해 퇴사했던 유씨를 재입사시키는 방안이 업무효율을 위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유씨의 재입사를 결정했다는 게 안 의원의 설명이다.

안 의원은 "이는 명백한 채용비리이자 특혜"라며 "적격자가 없으면 당연히 재공고를 내야 하는데도 기준도 원칙도 없이 합격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과 1년 전에 5년 요건을 충족하는 이 조차 찾지 못 했는데 갑자기 7년으로 기준을 상향한 것은 이전 근무자였던 유씨를 위한 명백한 맞춤형 특혜 채용"이라며 "당시 유영익 위원장은 연세대 교수로 재임중이었으며 이전에 역사학회 회장을 지냈을 만큼 영향력이 있었다. 이런 배경을 의식한 특혜채용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거짓말에 이어 채용 특혜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유 위원장은 더 이상 그 자리를 지킬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도 아들 유씨의 채용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유 위원장의 아들은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관련 마케팅 경력이 전혀 없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엔터테인먼트관련 마케팅 직무에 종사한 적이 없다"며 "면접평가 세부항목 대부분을 충족시킬 수 없었는데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아리랑TV에 확인한 결과 유 위원장의 아들은 재직기간 2년7개월 동안 계약직으로 일하며 아리랑TV의 방송콘텐츠에 외부업체가 삽입한 자막과 영어번역이 제대로 됐는지 검수하는 일을 했다"며 유씨의 자격조건 충족 여부를 의심했다.

정 의원은 "유 위원장의 아들은 2006년 콘텐츠진흥원에 채용돼 지금까지 계약을 갱신해 8년째 미국사무소에서 과장 직급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국내 과장급이 받는 연봉 4790여만원보다 2000여만원이 많은 6만4370달러(6758만원)를 받고 있다"고 유씨의 업무현황도 소개했다.

그는 "유 위원장은 독재자 이승만을 찬양하고 우리 국민을 짐승 같다고 비하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서온 장본인"이라며 "게다가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이 밝혀지고 공공기관 취업 과정에서의 의혹 등이 제기되는 만큼 국사편찬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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