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5년째 검토 단계에서 매번 중단했던 '저비용 항공사'(LCC·Low-Cost Carrier)를 본격 설립키로 했다.

설립 방식은 민간주도형 제3섹터 방식으로, 도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설립 5년 차에 흑자로 전환돼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전락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는 23일 "저비용 항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결과, 국내선과 국제선을 병행해 취항할 경우 항공사 설립 5년차, 운항 3년차에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온 저비용 항공사 설립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타당성 조사는 한서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실시됐으며 용역 결과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 티웨이 등 국내 5개 저비용 항공사의 2010년 기준 국제선 점유율은 2.3%, 국내선은 34.7%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영업 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전년도보다 적자폭이 감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초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메이저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진입 환경이 열악한 실정이었으나 최근 국제선 운영으로 수익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선만 취항할 경우 상대적으로 타당성이 낮은 반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병행해 취항할 경우 당기 순이익이 항공사 설립 후 5년차, 운항 3년차에 흑자로 전환되고 누적 이익 또한 설립 10년차, 운항 8년차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운항 1년차에는 제주∼김포, 무안∼제주 등 국내선에 우선 취항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운항 2년차부터는 무안∼중국, 무안∼일본 등 국제선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안이 제시했다.

항공사 설립방식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적 부담이 적고 민간자본 유치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경영효율 극대화와 채산성 확보에 유리한 민간주도형 기업 형태인 '제3섹터형 상법상 주식회사'를 채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됐다.

자본금은 400억원이며 1단계 101억원으로 국내 대기업 대상 사전공시와 로드쇼 개최, 도내 기업 우선 공모와 도민의 자본 참여를 유도하고, 2단계 299억원(민자)으로는 국내외 항공사 또는 외국계 자본유치를 위한 공모와 로드쇼를 개최,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동북아 항공시장에 취항하지 않은 유럽이나 미국, 동아시아 저비용항공사와의 합작투자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국가 항공정책에 따라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지정된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동남아 등 국제선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용역결과를 토대로 당장 올해부터 도내 유력업체와 메이저 투자사를 접촉하고 일본 등 외국항공사 출자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10대 기업과 외국계 자본 공모, 로드쇼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고 투자기업 유치 때 1차년도에는 투융자심사 등 회사 설립절차 이행, 2∼3차년도에는 회사설립, 4차년도에는 항공기 운항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LCC 설립과 신규 노선 취항으로 항공사간 경쟁이 촉진돼 운임이 인하되고 운항횟수 증가로 선택의 폭도 다양화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고, 공항 이용객들의 편익도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제조건 중 하나인 '호남고속철(KTX) 무안공항 경유'가 여전히 미지수인데다 전남 연안과 제주를 오가는 뱃길이 잇따라 개설되면서 공항 이용객도 급감하고 있어 노출된 각종 악재를 어떻게 헤쳐나가는가 관건이 되고 있다.

또 막대한 민자를 어떻게 끌어들이고 후발주자로서 앞선 5개 저비용 항공사들의 진입 장벽을 뚫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지도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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